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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기사

[기사:동아일보] 99년다시 듣는 "통기타 30년"

by 팬더54 2008. 11. 10.

 

[99 포크 페스티벌]다시 듣는 "통기타 30년"

 


포크송이 추억의 노래로 되돌아 온다.

 

3선개헌(69년)과 10월유신(72년)으로 숨막히던 70년대. 젊은이들은 청바지 생맥주 통기타로‘무장’하고 분노와 설움,희망과 낭만을 섞어 노래를 불렀다. 그게 포크 송(Folk Song)이다. 포크송이 이 땅에 소개되기 시작한지 올해로 30년. 그들은 ‘물 좀 주소(한대수)’하며 자유를 외쳤고 긴밤 지샌 ‘아침이슬(김민기)’에 영롱한 희망을 그렸다. 또 한켠에서는 탄압을 비켜가느라 ‘하얀 손수건(트윈폴리오)’을 흔들었다. 동시대 청년이었던 최인호는 이를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다시 뭉쳐 한국포크 30주년 기념사업회를 만들고 30주년 기념잔치인 ‘99포크 페스티벌’을 연다. 첫마당으로 ‘낭만의 혁명, 혁명의 낭만’을 꾸며 9, 10일 이화여대 대강당을 찾는다.(02―312―3384). 두번째로 19일∼5월2일 호암아트홀(02―766―0902)에서 무려 30여팀이 각각 릴레이 콘서트를 펼치는 ‘골든 포크 시리즈’가 이어진다.

 

서유석 송창식 조동진 임창제 이정선 정태춘 박은옥 등 70년대 포크가수, 시인과 촌장 신형원 조덕배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80년대 군단, 안치환 박학기 장필순 동물원 한동준 일기예보 이정열 윤도현 서우영 등 90년대 인물들이 총출동한다. 50년대 미국에서 형성된 포크는 반전과 인권 운동을 대변해온 저항 음악. 69년 한대수가 포크 콘서트를 열고 송창식과 윤형주의 ‘트윈 폴리오’가 통기타 음반을 낸 것이 한국의 출발점이다.

 

서유석은 “학교앞에는 대폿집이 둘이요, 양장점이 열이라”고 돈에 물든 상아탑을 꼬집었고 김민기는 70 냈던 딱 한장의 음반으로 저항 가수의 상징이 됐다. 검열로 저항의 메시지가 어려워지자 포크는 고운 노랫말과 여운짙은 사운드로 우리 가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박인희의‘모닥불’, ‘어니언스’의 ‘편지’, 김정호의 ‘이름모를 소녀’등이 그런 노래들.

 

'80년대 포크는 방송의 상업성에 저항, 조동진의 깃발아래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가 두터운 지지층을 만들어냈다. 90년대들어 포크사운드의 여운과 섬세한 노랫말은 신시사이저음과 쉴새없는 조림(랩)에 밀려났고 겨우 도시 교외카페에서 ‘추억의 노래’로 밀려났다.'

 

''99 포크 페스티벌’은 그 상처받은 포크의 회복을 주장한다. 70년대 청년문화를 일궈냈던 지금의 침묵하는 장년층에게 “너희가 포크를 잊었느냐”고 물으면서.

 

〈허 엽기자〉heo@donga.com

 

출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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