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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객 송창식님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의음악과나

사랑이야 [맑은공기]

by 팬더54 2008. 11. 12.

맑은공기님께서 창식사랑홈페이지에 쓰신(2004-02-03 오후 11:36:10) 글로  창식사랑 홈피에서 옮겨 왔습니다



해병대 제대하였습니다.
포항에서 말단 소총수로 그야말로 박박기며 보내다
(상병 말호봉부터는 사단본부로 파견근무하게 되었지만...)
10.26, 12.12, 5.18 을 긴박감있게 지켜보고
어느덧 "집으로.." 명령이 떨어져 일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제대를 해도 영원한 해병이라
제대한지 21년이 지나도 아직도 현역같은 기분이 들때가 많습니다.
특히 동기생들을 만날때나
현충일에 국립묘지에서 해병대출신들을 만날때나
길거리에서 교통정리하는 전우들을 볼 때도
우리는 하나라는걸 느낄수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고 담배를 끊은 후로
불어난 몸무게와 둥근 얼굴로 착해진 듯한 인상으로 바뀌어
맑은공기가 해병대 출신이예요? 하고 놀라시는 분도 계시지요.

제가 일병 때 어느날 야간 강행군 훈련이 있었습니다.
부대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이르자
"십분간 휴식"이 하달되어
비상식량으로 건빵을 하나씩 씹어먹은 후
눈치있는 고참들은 수통에 담아온 소주로 목도 축이는데...
우리소대 고참이

"야 김해병! 너 쌈빡한 노래 하나 해라"

라고 어길수 없는 명령(?)을 내리길래
다들 야리꾸리한 군가를 부를거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부른 노래는
바로 송창식님의 '사랑이야' 였습니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하나 이~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


Golden Hit Album 아침이슬 / 사랑이야


물론 신나는 템포가 아니라 처음엔 다들 '뭐야'하는 눈치들이었지만
차츰 노래에 빠져들어
(제가 좀 부르기도 하지만..ㅎㅎㅎ 그날은 어둡고 조용한 가운데
절대음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고 목소리 컨디션도 좋아서....)
노래가 끝날때 쯤엔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노래에 빠져든 듯한 분위기가 연출 되었었습니다.
저도 뭔가 해낸것 같은 뿌듯함도 들었고요.
다음 사람이 부른 해병대 특유의 신나는 군가도
그날은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것 같습니다.

군대생활중 송창식님과 연관된 일로
행군훈련 중 부른 "사랑이야'의 기억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게 있어 가사중의 '당신'은 누구 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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