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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기사

[EBS 사내보 한사람] 여전히 노래하고 기타치는 음악인 송창식[펌]

by 팬더54 2010. 4. 11.


[출처] [EBS 사내보 한사람] 여전히 노래하고 기타치는 음악인 송창식 (공감하는 공간) |작성자료

이 글은 저작자에게 출처를 밝히는 전제에서 승락을 받고 올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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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9일 대중문화예술상 송창식,함춘호-왜불러


여전히 노래하고 기타치는 음악인 송창식

 

 올 4월 스페이스공감 무대가 6주년을 맞는다. 그 기념으로 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 음악 담당기자 등 전문가에게‘스페이스공감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뮤지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 음악인 송창식이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었다.‘ 음악 천재’,‘ 음유 시인’,‘ 포크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등 대중에겐 존경과 감탄의 음악인으로 존재하는 송창식. 뜸한 활동 소식과 달리 그는 변함없이 기타치고 노래하고 있었다.


늘 노래하고, 기타 연습도 매일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 근황이 어떠신지?


지금은 연습 안 하면 기타 안 쳐져요. 점점 몸이 뻣뻣해져서. 기타 잘 치려고 연습하는 게 아니고, 그건 불가능해졌고, 칠 수 있는 정도의 한도 내에서 연습 안 하면 못 하게 되는 거니까. 나이 먹으면서 몸은아니어도음악에 대한 개념은 점점 더 발전하니까 그것에는 맞춰 가야 하잖아요. 기술적인 건 어려워도 기타 칠 때 타이밍이라든지 소리의 강약이라든지 이런 것은 아무래도 나이 먹으면서 점점 발전하거든요. 할 수 있는거에서 맞춰가려고 기타연습하는거지.

 

조영남 씨가‘연습하다, 죽다’는 묘비명을 지어 주셨다던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지금 정도 나이면 다들 연습 안 하는데, 난 매일 하니까. 근데 사실 연습에 대한 사람들 생각이 좀 잘못돼 있어요. 보통사람들이 어느경지에이르기까지 몸기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뭔가 하는 걸 ‘연습한다’ 그러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연습 필요 없다 생각하기 쉬워요. 근데 연습이라는 건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모든 걸 몸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걸 잘한다, 못 한다 이렇게 말하는 건 연습량과는 정비례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기타 연습해봤자 기타 더 잘 쳐지지는 않지요. 그러나 먼저 친 거 점점 확실하게 정리는 되지. 젊었을 때와 지금 같은 리듬으로 기타 치더라도 그건 차원이 달라요. 그게 연습량에 비례해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깐 어렸을 때 아무리 기타 잘 쳐도 정리가 안된것이라고 봐야죠.

 

그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연륜, 깊이를 이야기하시는 것인가요?


연륜과는 관계없어요. 연륜이라는 건 말하자면 오랫동안 그걸 잡고 있는 거죠. 근데 연습이라는 건 오랫동안 잡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 머리도 몸이에요. 머리로 생각하는 것도 다 연습이에요. 음악의 깊이라는 건 연륜이 아무리 많아도 머리로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깊어지지 않아요. 머리는 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머리도 몸이에요. 그래서 그것도 연습이 필요하죠. 연습이라는 건 놀 수 가없는거예요.


‘연습’에 대한 선생님의 남다른 철학이 느껴지는데요, 그러한 생각이 선 어떠한 계기가 있나요?


어려서 기타 칠 때는 용감한데다 무식한 나머지, 기타 잘 치는 사람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처음에는 그저 기타 제일 잘 치는 사람이 될 때까지 연습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잘 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4, 5살때부터 기타연습해서 나랑같은 나이가 된 기타리스트들이 가진 테크닉은 난 영원히 못 갖는 거 거든. 그래서 기타리스트로서 성장하는 걸 포기했었어요. 그런데 마흔 넘어서 보니까 그렇게 포기한 게 너무 잘못한 거예요. 왜냐하면 테크닉이 되는 것만이라도 더 잘 되게 했어야 했는데…. 똑같은 거라도 더 완벽해지도록 노력하는 거, 그건 나이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요. 20대의 테크닉을 계속 뒀어야 나중에 나이먹어서 점점 더 발전할 수 있는건데, 어렸을 땐 그걸몰랐지 뭐에요. 지금 내가 기타 치는 솜씨라는 게, 테크닉으로 보면 삼, 사류에 불과하죠. 그러나 그걸 구사하는 건 내 나이에 걸맞은 거에요. 그래서 연습 안 할 수가 없어요. 안하면 무조건 안되는거니까.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은 아니지만 계속 음악을 하셨더라고요.

노래는 늘 하고 있었고 말 그대로 활동이 별로 없었던 건데. 그동안 쭉 카페에서 노래했는데, 작년 5월부턴 안 하고 있어요. 올해 트윈폴리오(1968년 송창식이 윤형주와 함께 결성한 포크 듀오) 콘서트 할 계획인데, 윤형주와 너무 오랫동안 음악을 안 해서 연습 통해 서로 맞추는 과정이 좀 있어야 돼요. 그게 일 년 이상 필요해서 카페 활동은 안 하는데, 그동안 카페에서 노래하는 게 주 활동이었고, 매년 20번 정도 큰 무대에서 노래했었죠. 그게 활동 전부예요.

 

오랫동안 앨범을 발표하지 않으셨는데요.


세월은 많으니까.그냥 이렇게 지나가고 말면 그것도 좋고, 언젠가 필요한 때가 확실하게 오면 거기에 투신해 작업하면 하는 거고. 일부러 하지는 않아요. 난 그냥 노래하면 되니까. 음반 내고, 히트곡 내고 이런 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하는 호흡을 대중들도 같이하는 것이죠. 그게 내가 노래하는 목적이고.

 

늘 음악하고 계셨지만 혹 전성기 때와 지금의 차이를 느낀다면?


활동 많이 하고 안 하고의 차이 정도. 나는 전성기 때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바쁘지는 않았어요. 일 년에 50회 정도 방송했을까, 약속을 잘 안 잡았어요. 방송 약속도 약속이고, 친구랑 만날 약속도 약속인데 겹치면 뒤에 것은 안 했으니까. 먼저 잡은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했어요. 그것 때문에 내가 이상한 놈이라는 평 많이 받았어요. (웃음) 방송 섭외전화 오면 그날 내가 누굴 만나기로 했는데… 라고 하니까 전부 날 ‘똘아이’로 알았죠. 다들 가수는 방송약속이 먼저라고 생각하니까.


‘조영남이 없었으면 송창식도 없었다’는 기사를 봤어요. 조영남 씨가 팝 음악을 하게 만든 장본인인가요?


내가 예고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꿈은 또 지휘자였어요. 오직 클래식만, 팝송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조영남 씨 공연을 보러 갔는데, 기서 전혀 새로운 걸 봤지 뭐예요.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때 난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가 노래 잘한다고 생각 안 했거든요. 팝송은 얄팍하게 감각적으로 잘 부르면 되지, 노래를 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조영남 씨 보면서 아, 팝송도 노래 잘 부를 수 있는 거구나, 생각한 거지. 그러고 나서 보니까 팝 싱어 중에 노래 잘 하는 사람 무지 많은 거야. 그때 날 감동시킨 가수가 몇 명 있었어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앤디 윌리엄스, 프랭크 시나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그중 날 제일 감동시킨 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그간 내가 되고 싶었던 카루소나 이런 사람들보다 훨씬 노래를 잘 하는 거야, 내 생각에는. 조영남 씨는 내가 팝송 시작한 원인 제공자고, 그래서 나한테는 아주 귀한 사람이에요. 내가 팝 음악 하겠다고 결심하고부터는 무지하게 열심히 했거든요. 그러면서 내가 왜 팝송 안 하고 클래식만 했나, 너무 후회스러웠던 거지. 팝 음악의 자유로움 속에서 너무나 큰 가치를 느꼈어요.조영남 씨 아니었으면 팝 음악도 안 했고, 지금의 나도 없고. 내가 팝송 안했으면 지금 내인생이 얼마나삭막할까, 생각하면 아찔해요.


지금의 선생님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의미냐고 물으면 이상한 얘기가 나오기 쉬운데…. 내가 음악하고 있다고 해서 음악이 인생에서 뭐냐 그렇게 물을 정도의 일이 아니라는 거죠. 내가 운동을 해도 음악과 똑같을 것이기 때문에. 내가 음악이라는 채널로 돋보이는 것일 뿐이지, 나에겐 운동과 음악이 다른 게 아니란 말이죠. 그래서 음악이 인생에서 뭐냐 그러면 말하기 참 난처해요. 스님의 경우에, 어떤 정점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불도가 되는 건데,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운동, 음악, 그림, 글 등 뭐든지간에 정점에 가는 거라구요. 줄만 빨간색이냐 파란색 길을 가느냐일 뿐이지. 인생은 이미 정점이있는거고, 그목적에 가기위한 행위를 음악으로 하는것이니까.


스페이스공감에서 어떠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신지


담당프로듀서와도 얘기했지만 진짜 전문 음악가로서 내 것을 보여주는 무대를 원한다면 나는 못한다고 그랬어요.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최소한 5곡은 다른 사람이 못하는 곡을 해야 내 음악인 것인데, 한두 곡은 내가 혼자 하면 돼요, 장구 들고 한다든지 아카펠라 한다든지. 그런데 그렇게 하면 지루하다고요. 그러니까 누군가와 같이 해야 하는데, 같이 하려면 같이 알아야 하는 것이 있어요. 한국적인거에 대한 의식은 있어도 기술적으로 요렇게 다르다는 걸 나처럼 경험해본 분들이 없으니까 그건 못해요. 흐를 때 흐르고 포인트 짚을 때 짚고, 서양적이기도 하고 동양적이기도 하고 한국적이기도 하고, 가사도 한국말답게 나와야 되고, 그런 복합적인 기술이 있어요. 그 기술이 안 되면 못하니까.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기타 치면서 할 수 있는 거만 보여주겠다는 거. 사람들이 멜랑콜리 한 거 좋아하는 부분있고, 그 부분은 또 내가 잘할 수 있는 거지 해서, 극히 작은 부분이지만 그런 것들 보여주겠다는 거죠.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운동 ,음악, 그림, 글 등 뭐든지간에 정점에 가는 거라구요. 줄만 빨간색이냐 파란색 길을 가느냐일 뿐이지. 인생은 이미 정점이 있는 거고, 그 목적에 가기 위한 행위를 음악으로 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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